울주군 지명이야기

울주군 지명이야기

지명이란?

1)지명의 개념

지명(地名)은 우리말로는 ‘땅이름’이라 한다. 그래서 지명이란 우리가 밟고 사는 삶의 터전인 땅의 이름은 말할 것도 없고, 바다[海洋]와 내[河川]의 이름들까지 땅이름에 포함해서 지표상의 모든 이름을 대상으로 쓰고 있다. 1)

1) ①~⑤는 강길부, 『향토와 지명』, 정음사, 1985, 11~13쪽에서 발췌·인용하여 재구성하였다.

①「곳」을 표시하는 언어 기호

사람에게 각기 저마다의 이름이 있듯이 땅에도 이름, 즉 땅이름[地名]이 있다. 이런 지명은 인류가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그 생활의 터전이 되는 곳의 지형(地形)·지물(地物)을 다른 지점과 구분하기 위한 생활의 필요에 의하여 자연발생적으로 명명된 사회적 계약물인 특수한 언어 기호이다.

② 문화 발달의 자취를 전해주는 유산

지명은 과거의 문화 발달의 자취를 잘 전해주는 조상이 남겨놓은 귀중한 역사적 문화유산으로서, 여기에는 온갖 전설과 역사·풍속·문화 등의 향기가 서려있다. 또한 그 지방의 독특한 자연경관 및 생활 풍습과도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③ 취명(取名) 동기(動機)의 내포

지명의 취명 동기를 보면, 그 지형․지물이 하나 밖에 없을 때에는 이것을 식별하는 두 개의 이름을 붙일 필요가 없기 때문에 높은산, 뒷산, 건넛말, 아랫말 등과 같이 보통명사를 써도 누구에게나 식별되는 기호로 통용될 수가 있었다. 그러나 인구의 증가와 취락 범위, 생활공간이 확대되면서 단순 보통명사로 이루어진 지명은 그 통용이 한계에 부딪히게 되었고, 장구한 세월과 복잡한 사회 양상 속에서 지명은 저절로 대개 그 명명의 동기나 숨은 뜻을 내포하게 되었다.

 
④ 순우리말과 한자(漢字)의 병용

지명은 문자 이전시대부터 불리어졌기 때문에 처음에는 순수한 고유어(固有語)로서 명명되었다가 한자가 들어오게 됨에 따라 고유어의 지명이 점차 한자명으로 대체되어 갔다. 그러나 일부 지방에서는 고유어 지명과 한자어 지명이 병존(竝存)함을 알 수 있다.

⑤ 개발에 밀리는 옛 지명

우리말 지명 속에는 우리 조상들의 숨결과 체온, 따뜻한 인정과 소박한 생활상이 그대로 담겨 있다. 날로 격변해 가는 요즈음, 옛 지명은 점점 잊혀 져 가고 있다. 외지인들이 섞여 살고, 토박이들은 고향산천을 떠나면서부터 그 마을 본래의 이름을 아는 사람과 부르는 이가 드물어 감은 어쩔 수 없다.

2)지명의 정의

‘지명’이라는 말은 중국 전한의 역사책인 《한서(漢書)》<지리지(地理志)> 머리말에 나오는 말이다. 전한(前漢; BC 200~AD 8년) 때부터 써 오는 말이니, 2,000년의 역사가 있다. 그러나 그때의 지명은 나라 이름이나 서울 이름을 가리키는 것이 고작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사람의 슬기가 발달함으로써 땅에 관한 활동범위가 넓어져서 바다 밑에서부터 땅 위에 이르기까지 이름 지을 대상이 넓어졌다. 그래서 넓은 의미로는 지구 위의 산이나 내, 물과 뭍, 사는 곳, 그리고 날씨, 생물, 산업, 교통, 정치, 풍수 등 땅과 관계있는 모든 이름을 가리킨다. 2)

2)『지명유래집』, 건설부 국립지리원, 1987, 11쪽.

3)지명의 내용(성격)3)

지명에는 땅의 이름으로서의 특징과 성격이 있고 다른 땅의 이름과 구별되는 고유성이 있다. 그러면서 같거나 비슷한 동아리의 어떤 이름들은 있는 자리는 달라도 그들 유래에서 오는 내용이 공통성을 띠는 것도 있다.

①역사성과 변천성을 가진 지명

지명은 토착 원주민들의 생활의 반영이며 사상의 표현이라는 역사성을 지니고 있다. 또한 바뀐 이름들은 바뀐 대로 역사 변천의 일면을 일러주며, 바뀌지 않은 이름은 맨 처음 역사를 그대로 지니고 있는 것이 보통이다. 곧, 땅이름은 그 고장의 역사 변천을 따라 바뀌어 왔음을 보여주고 있다.

②땅모양[地形]에 따른 지명

자연(땅)의 생김새(모양)로 인하여 가지게 된 땅이름으로서, 즉 산, 고개, 골짜기, 들판, 강, 호수, 곶, 섬, 우물 등이 그러하다.

③생활상에 따른 지명

땅이름은 생기기도 하고 바뀌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하면서 우리 인간이 살아온 지난날의 생활상을 말해 준다. 이와 같이 땅이름에는 풍속, 종교, 산업, 교통, 교역, 안보 등 시대와 계층에 따라 변모하는 생활에 얽힌 이야기들이 스며있다.

④옛말로 이뤄진 지명

땅이름은 옛말로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옛 땅이름은 옛말로 이루어져 있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땅이름도 거슬러 올라가면 옛말에서 온 말임을 알 수 있다. <국사대사전>에서 ‘고마(固麻)’라는 말에 “종족의 기호. 위[上], 신(神), 크다[大], 거룩하다[聖] 등을 뜻하는 우리말…감, 검, 금; 일본말…가미, 가무; 아이누말…가무이와 같은 말.”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본래는 감, 검, 금, 가미, 가무 등으로 비롯된 말이 아니고, ‘’이라는 뿌리에서 가마, 가모, 가무, 가무이, 가미, 감, 개마, 검, 고마, 곰, 구마, 금, 김 등으로 갈라져 나왔다. 그것은 ‘고마’의 홀소리와 같이 안정된 홀소리는 잘 변하지 않지만, ‘’의 홀소리 같이 모호한 홀소리는 지금은 제주도에 그 흔적이 남아 있을 뿐, 그 소리가 없어져 버린 것으로 알 수 있다. 따라서 그 소리가 여러 가지 다른 소리로 바뀌어 있는 것이다. 땅이름 연구가 옛말 연구이자 말밑 연구의 구실을 한다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⑤그 외

그 외에도 사람들의 입에 익고 향토미가 깃든 지명으로 일단 이름 지어지면 시대가 변해도 그대로 답습하여 사용되는 성질인 고착성과 보수성, 지역사회의 특징을 짧은 표현으로 잘 표시해 주는 상징성과 지역성, 한번 지어져 정착해 버리면 만인의 공유물이 되는 대중성과 사회성, 또 산이나 하천, 마을 이름 등으로 미분화되어 사용되는 확대성, 동일 지점의 지명이 여러 겹으로 중첩되어 사용되는 중층성(重層性) 등이 있다.

3)『지명유래집』, 건설부 국립지리원, 1987, 7~8쪽; 강길부, <전게서>, 16~19쪽.

4)지명의 생성 요인과 그 사례

지명의 생성 요인은 여러 가지를 들 수 있겠으나, 여기선 몇 가지만 살펴본다.

①크다[大]는 뜻의 이름

울주군의 지명에서 크다는 뜻을 나타내는 ‘한[大]’자가 붙은 지명은 한실[大谷, 언양읍 대곡리], 한밤들[大夜坪, 삼남면 상천리], 한배미[큰논, 삼남면 신화리] 등이 있다. 고(古)도 ‘예’라는 뜻보다는 가(加) · 거(巨) · 고(高) 등과 함께 크다는 뜻으로도 많이 쓰이고 있는데, 이는 울주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고 전국적인 추세이다.

②외래, 특히 중국 글자의 영향

우리말이 중국의 영향을 받아서 쓰이고 있는 지명들이 무수히 많다. 예를 들면 넓내[廣川, 범서읍 사연리], 설못[鋤乙池, 범서읍 입암리], 갯목(깻묵)거랑[浦項川, 서생면 진하리], 깨목못[浦項池, 웅촌면 대복리] 등이 있다.

③종교적 영향

유교적으로 생긴 이름으로는 향교가 있는 곳이라 하여 불리는 삼남면 교동리(校洞里)와 향교골[鄕校谷], 온양읍 외광리의 교동골[校洞谷] 등이 있다. 불교적으로는 부처골(부채골)과 불땅골[佛堂谷], 부도골, 절골[寺谷], 탑골[塔谷] 등이 울주군 전지역에 널려 있음을 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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